우크라이나는 어떻게 유럽에서 대리모 중심국이 되었을까?
유럽의 심장부에 위치한 우크라이나는 냉전 종식 이후 가장 유망한 신생 국가 중 하나였다. 그러나 운명의 흐름은 우크라이나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았다. 장기간의 경제적 어려움, 정치적 불안정, 사회적 불평등이 이 나라의 여성들을 깊은 곤경에 빠뜨렸다.
그들은 성매매와 대리출산 산업의 희생양이 되었으며, 이는 단순히 우크라이나의 비극이 아니라 전 세계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불공정의 반영이기도 하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이미 ‘유럽의 자궁’이 되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냉전 이후의 우크라이나
1991년, 소련이 해체되면서 우크라이나는 독립국으로 국제 무대에 정식으로 등장했다. 독립 초기, 우크라이나는 비옥한 흑토, 거대한 산업 기반, 풍부한 인적 자원 등 구소련의 중요한 자산을 계승하며 큰 기대를 받았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엄청난 농업 잠재력을 지닌 ‘유럽의 곡창’으로 불리며 경제 성장에 대한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현실은 우크라이나에 가혹한 시련을 안겨주었다.
독립 후, 우크라이나는 성숙한 시장 경제 시스템과 행정 경험이 부족했으며, 새롭게 출범한 정부는 경제 개혁과 관리에서 막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특히, 혼란스러운 민영화 과정과 부정부패로 인해 사회적 부가 소수에게 집중되었고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했다.
1990년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우크라이나 내부의 정책 실패가 맞물리면서 우크라이나 경제는 급속히 추락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1992년 우크라이나는 대규모 국영 기업 민영화를 추진했다.
그러나 이 과정은 부정부패와 권력 남용으로 얼룩졌다. 수많은 국유 자산이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정부와 유착된 소수의 재벌들에게 넘어갔으며, 일반 국민들은 그 혜택을 거의 누리지 못했다. 수많은 기업이 도산하면서 실업률이 급증했고, 사회적 불만이 고조되면서 우크라이나 경제는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2004년의 오렌지 혁명은 우크라이나 역사에서 하나의 전환점을 의미했다. 이 혁명은 단순히 부패한 정부와 선거 부정에 대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저항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사회 내부의 깊은 분열을 반영하는 사건이기도 했다.
오렌지 혁명은 친서방 성향의 '빅토르 유셴코'를 권력에 올려놓았지만, 혁명 이후 우크라이나는 안정과 번영을 맞이하지 못했다. '유셴코'와 '율리야 티모셴코'의 지도 아래, 우크라이나 정부는 내부 분열에 시달렸으며, 개혁 정책은 번번이 좌절되었고 경제 성장도 부진했다.
동시에, 우크라이나 동부와 서부 사이의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었으며, 동부는 친러 성향을, 서부는 친서방 성향을 띠었다. 이러한 분열이 깊어지면서, 우크라이나의 정치 상황은 더욱 불안정해졌다.
결국 2009년, 우크라이나 동부의 노동자들은 대규모 파업을 일으켜 경제 위기, 특히 급증하는 실업률과 임금 체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정부에 항의했다. 이 파업은 우크라이나 사회의 균열을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냈으며, 전국적인 불안정을 가중시켰다.
2014년 크림 위기: 우크라이나 몰락의 또 다른 전환점
2014년 크림 위기는 우크라이나 쇠퇴 과정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영토 분쟁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관계가 완전히 단절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분리주의 전쟁을 촉발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병합했고, 돈바스 지역은 무력 충돌에 휘말리면서 우크라이나는 국가 분열의 위기에 직면했다. 크림 위기 이후, 우크라이나 경제는 사실상 붕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성의 희생: 우크라이나 경제 위기의 최전선
시대의 모래 한 알이 개인에게는 태산과도 같다. 노동 시장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인 여성들이 가장 먼저 희생되었다. 많은 우크라이나 여성들에게 생계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서 직면해야 하는 가장 큰 도전이 되었다.
2019년, 《뉴욕 타임스》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산업 붕괴로 인해 수많은 여성이 생계를 위해 비공식 경제에 내몰렸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거리에서 물건을 팔거나 가정부로 일하는 등 다양한 비공식 노동에 종사했지만, 이들 일자리의 임금은 형편없이 낮았고 기본적인 사회보장도 제공되지 않았다.
결국, 많은 여성들은 생계를 위해 자신의 몸을 팔 수밖에 없었고, 성매매에 내몰렸다. 일부 여성들은 인신매매 조직의 희생양이 되어 서유럽, 중동, 심지어 더 먼 지역으로 끌려가 불법 성매매를 강요당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여성들의 몸과 존엄은 세계 어둠의 시장에서 헐값에 거래되었으며, 이는 단순한 우크라이나의 비극이 아니라 인류 전체의 수치였다. 이미 2000년, 유엔과 여러 국제기구는 우크라이나를 세계 인신매매의 주요 공급국 중 하나로 지정한 바 있다. 그러나 2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참혹한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2021년,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유럽에서 인신매매 피해가 가장 심각한 국가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이 여성들은 낯선 나라에서 합법적인 신분을 얻지 못한 채 사회의 변두리에서 살아가며, 폭력과 성적 학대, 빈곤 등 여러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01년 우크라이나 여성 올가(가명)는 고향에서 몇 년 동안 실업 상태에 있다가 인신매매 조직에 속아 독일로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불법 성매매에 종사해야 했다.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회상했다.
"그때는 선택지가 없었어요. 저는 단지 살아남고 싶었을 뿐이에요."
올가의 이야기는 예외적인 사례가 아니라, 수만 명의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겪고 있는 현실이다.
인신매매와 대리모 산업의 확산
최근 몇 년 동안, 우크라이나 정부와 비정부기구(NGO)들은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노력을 강화해왔다. 그러나 빈곤과 부패가 여전히 만연한 탓에, 수많은 여성이 이 끔찍한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된 이후, 전쟁으로 인해 집을 잃은 수많은 여성들이 인신매매 조직의 표적이 되었다.
국제노동기구(ILO)의 추정에 따르면, 약 8만 명의 우크라이나 여성이 해외로 인신매매되었으며, 이들 대부분은 성매매에 강제로 동원되었다. 뿐만 아니라, 서방 국가들의 대리모 수요가 증가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대리모 산업도 급격히 성장했다. 가난한 우크라이나 여성들은 부유한 외국인 부부를 위한 ‘출산 기계’로 전락했다.
2023년, 한 우크라이나 여성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영국인 부부를 위한 대리모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 다른 선택지가 있었다면 절대 이런 일을 하지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현실은 너무나 잔인해요."
2024년, BBC는 우크라이나의 대리모 산업과 관련된 분쟁 사건을 보도했다. 한 우크라이나 대리모가 외국인 부부를 위해 아이를 출산했지만, 계약 분쟁으로 인해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했다. 게다가 반복된 대리출산으로 인해 그녀의 건강은 심각하게 악화되었다.
이러한 대리모 여성들은 주로 경제적으로 낙후된 농촌 지역 출신이며, 대리출산 과정에서 법적 보호를 거의 받지 못한다. 그녀들은 대리모 산업의 ‘보이지 않는 희생자’로 남아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우크라이나 여성들의 비참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경제적 절망이 어떻게 인간성을 뒤틀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왜 상황은 악화되고 있는가?
이처럼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상품처럼 사고팔리며 비참한 삶을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일까?
그 원인은 복잡하고 다양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큰 원인이다. 오랜 경제 침체로 인해 여성들의 일자리 기회는 극히 제한적이며, 특히 농촌 지역에서는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결국 많은 여성들은 생계를 위해 불법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된다.
경제적 빈곤은 여성들을 성매매와 대리출산으로 내몰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 되고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 사회에 뿌리 깊이 자리 잡은 성차별과 편견도 여성들을 이러한 착취 구조로 몰아넣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동유럽 전통문화의 영향을 받아 여성의 역할을 가정주부와 어머니로 한정하는 경향이 강하다. 2018년, 유엔 여성기구(UN Women)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성별 불평등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여성들은 직장에서 심각한 차별을 받으며, 남성보다 평균 임금이 훨씬 낮다. 가정폭력 피해자의 70% 이상이 여성이다. 여성의 교육 및 직업 발전 기회가 제한되어 있으며, 사회적으로 쉽게 소외된다.
이러한 남성 중심적인 사회 구조는 여성들이 자신을 보호하고 권리를 주장할 기회를 더욱 빼앗고 있다.
법적 보호의 부재와 부패
우크라이나 법률 체계의 허점과 부패한 사법 시스템 또한 문제를 악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우크라이나의 법률은 여성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있어 상당한 결함을 가지고 있으며, 인신매매와 불법 성매매가 만연하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여러 차례 인신매매 근절과 여성 인권 보호를 약속했지만, 부패와 법 집행의 미비로 인해 실제 효과는 미미했다.
예를 들어, 2019년 우크라이나 경찰은 대대적인 인신매매 단속을 실시해 몇몇 범죄 조직원을 체포했다. 그러나 인권단체의 보고에 따르면, 이들 중 일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뇌물을 주고 풀려나 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다. 이 사건은 국제사회의 큰 주목을 받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소극적인 대응을 보였다.
2020년, 우크라이나 정부는 대리모 산업을 규제하고 대리모 여성의 권리를 보호하는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려 했지만, 강력한 이익 단체들의 반대로 인해 실행되지 못했다.
결국, 수많은 우크라이나 여성들은 법적 보호 없이 대리출산을 계속해야 했으며, 글로벌 대리모 산업의 약자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우크라이나 여성의 비극: 단순한 국가적 문제가 아니다.
우크라이나 여성들의 비극은 단순히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전 세계적인 경제적 불평등과 권력 불균형의 직접적인 결과이다.
-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될수록, 가난한 여성들은 더욱 착취당하기 쉬워진다.
- 법적 보호가 미비한 국가에서는 인신매매와 성착취가 계속된다.
- 글로벌 대리모 시장이 커질수록, 가난한 여성들은 ‘생산 도구’로 전락한다.
이것은 단순히 우크라이나만의 비극이 아니라, 국제 사회가 해결해야 할 전 지구적 문제이다. 국제 사회는 인신매매와 성착취를 근절하기 위해 더욱 강력한 협력을 추진해야 하며,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불공정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모든 인간이 보다 공정한 삶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세계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