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죽련방"은 어떤 폭력조직인가?
대만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죽련방은 동아시아에서 가장 위험한 범죄 조직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마약 밀매, 조직폭력, 국제 범죄 등 다양한 불법 활동을 주도해왔습니다. 1950년대 결성 이래 수차례의 위기를 극복하며 세력을 확장해온 '죽련방'은 대만의 '사해방', '천도맹'과 함께 3대 폭력조직으로 꼽히며 최근 2025년 2월 두목 '황사오천(황소천)'의 사망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역사와 기원
죽련방은 1950년대 후반 중국 본토에서 대만으로 이주한 외성인 청년들이 결성한 조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초기에는 대만 신베이시 죽림로에 거주하던 청소년들이 지역 깡패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결성한 '중화방'이 모태였으나, 1956년을 기점으로 죽련방으로 개편되었습니다. 조직명은 창립 멤버들이 대나무 밭에서 빈번히 충돌을 일으킨 데서 유래했다는 설과 거주지인 죽림로에서 비롯되었다는 설명이 공존합니다.
1970~80년대 최전성기를 맞아 조직원이 10만 명에 달했으나, 1984년 대만 정부의 '일청전안' 범죄 척결 작전으로 창립자 천치리를 비롯한 간부들이 체포되며 위기를 겪었습니다. 이 시기 감옥 내부에서 '금성중대'를 결성하고 외부에서는 '한위대'가 활동하며 조직을 재건, 1990년대 후반 다시 세력을 회복했습니다.
조직 구조와 주요 인물
죽련방은 기업화된 수직 구조를 특징으로 합니다. 1980년대 초 '충', '효', '인', '애', '신', '의', '화', '평' 등 8개 당으로 시작해 1984년까지 19개 당과 직속 무장부대 '죽련돌격대'를 확보했습니다. 각 당은 독자적인 수입원을 가지며 마약 유통, 유흥업소 관리, 불법 투자 등에 관여합니다.
1984년 '천지리'가 체포될 때까지 조직을 이끈 초대 보스로, 2007년 사망 당시 1만 명이 참석한 장례식에서 대만 사회에 미친 영향력을 과시했습니다.
'황사오천'은 1995년 '천치리'의 지명으로 2대 보스에 올라 30년간 조직을 통치하다 2025년 2월 4일 노환으로 사망했습니다. 그의 장례식에서 차기 리더십 구도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주요 활동과 국제적 연계
죽련방의 주요 수입원은 마약 밀매로, 특히 메스암페타민(필로폰) 거래에서 두각을 나타냅니다. 2018년 한국에 3,700억 원 상당 필로폰을 유입시킨 사건과 2020년 동남아 마약 밀반입 사건에 관여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들은 대만을 중심으로 홍콩, 중국 본토, 동남아, 미국까지 범위를 넓혀 국제 범죄 네트워크를 구축했습니다.
대만 내 위상과 경쟁 구도
대만 3대 폭력조직 중 가장 강력한 세력을 자랑하는 죽련방은 사해방, 천도맹과의 경쟁 속에서도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사해방이 1955년 외성인 보호를 목표로 결성된 반면, 천도맹은 본성인 중심의 조직으로 파벌 간 갈등이 존재합니다. 죽련방은 정치권 및 연예계와의 유착 의혹도 지속적으로 제기되며, 2007년 천치리 장례식에 다수 정치인과 연예인이 참석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최근 동향과 전망
2025년 황사오천의 사망으로 조직 내 권력 공백이 발생하며 대만 경찰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죽련방은 전임 보스가 후계자를 직접 지명하는 전통을 유지해왔으나, 황사오천이 공식적으로 후계자를 지정하지 않아 내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한편, 최근 몇 년간 내부 갈등과 법집행 기관의 강력한 단속으로 세력이 약화되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국제 사회의 평가
미국 외교전문지 《Foreign Policy》는 2008년 죽련방을 '세계에서 4번째로 위험한 범죄집단'으로 선정하며, 일본과 한국의 사법 당국도 이들의 활동을 극히 위험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과의 마약 유통 연계는 양국 간 공조 수사가 활발히 진행되는 분야입니다.
죽련방의 역사는 대만 현대사의 격동기를 반영하며, 정치·경제적 이해관계와 복잡하게 얽힌 범죄 네트워크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최근 리더십 교체기가 조직의 해체 또는 재편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