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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는 왜 베트남을 싫어할까?

by 글로벌에디터 2024.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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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지도

캄보디아는 왜 베트남을 싫어할까?

동남아시아에 위치한 캄보디아는 태국, 라오스, 베트남 3개국과 서로 국경을 맞대고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먼저 주변국에 대한 인구를 통계를 살펴보겠습니다.

 

캄보디아 인구 : 1,742만 명 (2023년 기준)

베트남 인구 : 1억 77만 명 (2024년 기준)

태국 인구 : 7,027만 명 (2024년 기준)

라오스 인구 : 766만 명(2023년 기준)

 

동남아시아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4개국의 관계는 어떨까요?

국제적인 외교관계로 보면,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은 아주 친한 국가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 내면의 실상은 완전히 다릅니다. 캄보디아의 시점에서 이웃나라와의 관계를 살펴보면, 캄보디아는 태국과 문화를 함께 공유할 정도로 친하며, 라오스랑은 안 친하고, 베트남은 엄청 싫어합니다.

1.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관계

베트남과 라오스, 캄보디아의 관계는 정치적으로 보면 아주 친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라오스와 캄보디아는 베트남이 내세운 "친 베트남" 지도자들이 앉혀놨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사실상 힘이 없는 라오스와 캄보디아는 베트남의 꼭두각시에 불과합니다.

 

베트남은 항상 라오스와 캄보디아를 자신의 뒷마당이나 속국처럼 여겨왔고, 두 나라에 대한 배트남의 통제력은 매우 강합니다. 단지 국제사회의 압박 때문에 명목상으로는 두 나라를 병합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베트남에 비해 모든 면에서 열세인 라오스와 캄보디아는 사실상 베트남을 종주국처럼 대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이 세 나라의 성립 기간은 길지 않습니다. 대략 100년 전, 프랑스가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를 침략하면서, 이 세나라는 서로 살아남기 위해, 동맹을 맺으며 점차 하나의 통합체로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프랑스가 동남아시아에서 철수한 후,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는 각각 독립 국가를 세웠습니다. 그 당시 독립을 주도했던 베트남은 라오스와 캄보디아를 합병할 야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베트남 자체가 북베트남과 남베트남으로 분열되어 복잡한 상황이라 라오스와 캄보디아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었습니다. 라오스와 캄보디아가 독립한 이후, 그들의 역사는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았고, 특별히 주목할 만한 점은 없었습니다.

 

반면 베트남의 역사는 이후 매우 드라마틱해졌습니다. 베트남은 20년동안 긴 전쟁이 지속되었습니다. 베트남 전쟁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캄보디아와 라오스는 베트남 전쟁때, 베트남 보다 더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 이유는 북베트남이 남베트남까지 이어지는 호치민 루트를 라오스와 캄보디아를 관통해 보급로로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미군은 그 보급로를 차단하기 위해 라오스와 캄보디아에 엄청난 폭탄세례를 퍼부었습니다.

캄보디아서 발견된 폭탄과 지뢰

 

지금도 라오스와 캄보디아 곳곳에는 그때 터지지 않은 불발탄들이 셀 수 없이 많은 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힘이 없는 라오스와 캄보디아는 베트남에게 감히 반감을 드러낼 수 없었습니다. 결국 베트남이 승리하여 미국을 베트남에서 물러나게 했지만, 베트남 형님들 덕분에 캄보디아와 라오스는 엄청난 피해를 입었습니다.

 

북베트남이 남베트남을 통일하면서 베트남은 다시 강력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베트남전쟁이 끝난 이후, 베트남은  두 가지 중요한 일을 했습니다.

 

1975년, 통일된 베트남은 라오스 사람들을 도와주고 지원하면서, 좌파인 파테트 라오의 군대가 북베트남과 연합해 라오스 정부군과 내전을 벌여 기존의 라오 왕국을 무너뜨리고 지금의 라오스를 세웠습니다. 이 새로운 라오스는 하나에서 열까지 베트남이 공을 들여 세운 국가였습니다. 그래서 현재까지도 라오스는 계속해서 베트남의 도움과 지도 편달을 받고 있으며, 베트남은 라오스에 대해 매우 특별하면서도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1978년, 이번엔 베트남이 또 다른 나라 캄보디아를 침공하여, 크메르 정권을 무너뜨리고 베트남이 내세운 "친 베트남" 지도자 "훈센"을 적극 지원했습니다. 훈센은 캄보디아 출신 중국계 혼혈인으로 이후 30년 넘게 캄보디아 지도자로 있으면서 베트남에 대해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캄보디아와 베트남의 관계는 여기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베트남이 캄보디아를 침공하여 큰 피해를 주었지만, 캄보디아는 베트남을 전혀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구세주로 여긴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가 바로 캄보디아도 라오스처럼 모든 면에서 베트남의 도움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겉으로는 세 나라가 독립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베트남이 라오스와 캄보디아의 주도권을 손에 쥐고 있습니다.

 

캄보디아와 베트남과의 갈등은 근현대사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더 오래전 부터 많은 갈등의 불씨가 있었습니다.

캄보디아

2. 역사적 갈등

캄보디아의 크메르 제국은 한때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제국 중 하나였으며, 그 영토는 약 100만 평방킬로미터에 달했습니다. 이는 현재 베트남의 3배에 달하는 규모로, 캄보디아인들은 이 시기를 대단히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15세기 이후 크메르 제국이 몰락하면서 이웃 국가들이 그들의 영토를 침범하기 시작했고, 베트남도 이 과정에서 남쪽으로 영토를 확장하면서 캄보디아의 일부 지역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17세기와 18세기에 베트남은 남부 지역으로 영토를 확장하며 현재의 메콩강 삼각주 지역을 자신의 영토로 편입했습니다.

 

이 지역은 캄보디아인들에게도 중요한 땅으로 여겨졌으나, 베트남의 확장 정책으로 인해 캄보디아는 이 지역을 빼앗기기게 되었습니다. 캄보디아인들은 이때부터 베트남을 침략자로 인식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역사적 상실감이 현재까지도 깊이 남아 있습니다.

 

또한, 19세기 초 베트남의 명망황(Minh Mạng)이 캄보디아를 침공하고 프놈펜을 점령한 사건은 캄보디아인들에게 큰 상처로 남았습니다. 비록 이후 프랑스 식민지 시대에 캄보디아가 다시 독립을 되찾았지만, 베트남의 이러한 역사적 침략은 캄보디아인들에게 베트남에 대한 불신과 적대감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989년 캄보디아에서 철수한 후 베트남으로 돌아가는 베트남 군인들

3. 크메르 루주와 베트남의 개입

현대사에서 캄보디아와 베트남의 관계는 1970년대 크메르루주 정권과 베트남의 개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크메르루주는 "폴 포트"의 지도 아래 캄보디아에서 대량 학살을 자행했으며, 이로 인해 수백만 명이 희생되었습니다. 베트남은 1979년 크메르루주 "폴 포트"정권을 몰아내고, 캄보디아에 친베트남 정권을 수립했습니다.

 

베트남은 이때 캄보디아를 구해준 역할을 했으나, 베트남군이 캄보디아에 10년 이상 주둔하면서 현지에서 반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캄보디아인들은 베트남이 자신들을 크메르 루주로부터 구출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동시에 베트남이 캄보디아에 너무 오랜 시간 머물면서 사실상 점령 상태를 유지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캄보디아인들은 베트남의 개입이 단순히 인도주의적인 목적이 아니라, 정치적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베트남의 캄보디아 개입은 국제 사회에서도 논란이 되었으며, 이로 인해 베트남에 대한 반감이 더욱 커졌습니다.

캄보디아 최대 야당 구국당

4. 정치적 갈등

정치적으로도 캄보디아 내에서는 베트남과의 밀접한 관계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캄보디아의 현 총리인 훈센(Hun Sen)은 베트남의 지원을 받아 권력을 잡은 "친베트남" 인물로 비판받아 왔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배경은 캄보디아 내에서 베트남에 대한 반감을 더욱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특히, 캄보디아의 야당인 구국당(CNRP)은 베트남에 대해 매우 강경한 입장을 취하며, 베트남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구국당은 베트남의 캄보디아 내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을 경계하며, 베트남 기업과의 거래를 보이콧하거나 베트남계 캄보디아인들을 배척하는 운동을 펼쳤습니다.

 

또한, 이들은 메콩강 삼각주, 푸꾸옥 섬 등 베트남이 소유한 일부 영토를 되찾기 위해 베트남을 국제 법정에 고소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움직임은 캄보디아 내에서 베트남에 대한 반감을 더욱 강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5. 경제적 갈등

경제적 측면에서도 베트남과 캄보디아 간의 갈등이 존재합니다. 캄보디아에는 많은 베트남 기업들이 진출해 있으며, 이들 기업은 베트남인 노동자를 우선적으로 고용했습니다. 이는 현지 캄보디아인들 사이에서 불만을 불러일으켰고, 캄보디아인들은 베트남 기업들이 자신들의 경제적 기회를 빼앗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반발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내에는 베트남계 인구가 상당히 많습니다. 이들은 캄보디아에서 경제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현지 베트남계 사람들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차지한다고 주장하며, 이로 인해 베트남인들에 대한 반감이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6. 문화적 갈등

문화적 차이도 두 나라 간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캄보디아인들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자신들의 문화를 자부심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베트남의 확장과 개입이 반복되면서 캄보디아인들은 자신들의 문화가 위협받고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특히, 베트남이 캄보디아 내 정치, 경제, 사회적 영역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캄보디아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캄보디아 내에서 베트남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캄보디아어를 사용하는 현지인들은 문화적 소외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갈등은 베트남과 캄보디아 사이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으며, 이는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젊은이들

7. 소셜 미디어와 젊은 세대

최근 몇 년간, 소셜 미디어를 통한 갈등이 두 나라 간의 반감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습니다. 2019년 말과 2020년 초, 캄보디아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베트남을 조롱하고 모욕하는 콘텐츠가 틱톡에서 유행했었습니다. 이러한 콘텐츠는 수백만 명이 시청하며 큰 인기를 끌었고, 베트남 네티즌들도 이에 맞서 비슷한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온라인상에서 양국 간의 갈등이 확대되었습니다.

 

특히, 두나라의 젊은 세대는 과거의 역사적 갈등과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을 강화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두 나라 사이의 반감을 세대 간에 지속시키고,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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